이른 아침 박기사님의 수고로 태순까지 모여 4인조가 4일간의 여행을 떠났다. 제일 먼저 가기로 한 곳은 보성 가기 전에 있는 -대나무로 유명한- 담양. 관광안내책자를 부탁해 받아보니 역시나 대나무 이야기 뿐 ㅋㅋ 좀 크게 꾸며진 가마골생태공원에 들러 출렁다리도 건너보고 계곡에 발담그고 대나무숲으로 갈 계획이었지만 마침 우리가 떠난 8월 1일이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시작하는 날이라고 (그 날 아침에 알았;;) 서해안고속국도가 꽉꽉 막혀 우리는 중부내륙고속국도를 통해 국도로 쇽쇽 빠져 가기로 했다. 7시간만에 담양에 도착하니 조용하고 깨끗해서 좋은데 사람도 영~ 없고 ㅎ_ㅎ 가마골생태공원은 늦어서 못가고 바로 죽녹원에 가니 저녁 6시. 관람시각 7시까지였는데 늦어서인건지 매표소엔 사람도 없고. 대부분이 구경하고 나오는 사람들 뿐. 아직 해가 지지 않아 사진찍을 수 있겠다 싶고 대나무숲에 언제 오겠냐고 위로하며 들어갔다. (영화 알포인트와 무슨 드라마 촬영지였다는데, 참이슬 FRESH광고는 여기서 안찍었으려나 +_+) 활엽수 가득한 숲에 비해 풀냄새 덜해서인지 사방으로 빽빽한 대나무가 안보이면 숲인것도 나는 잘 모르겠;;;
어쨌든 그곳 한 바퀴를 돌려니 앞이 캄캄해 밖으로 나와 근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에 가봤다. 자동차 CF도 많이 찍는 곳이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멋있는 길로 꼽혔다는데.. (화려한휴가 처음 부분에 나온 길이라는데 나는 기억이 안나;;) 지금은 관광지가 되어선지 자동차들은 그 옆에 난 길로 다니게 되어있고 해가 질 무렵이라 사람들도 별로 없었지만 뭔가 2%부족해 -ㅅ- 메타세쿼이아길에 간다고 하면 (나중에도 있을지 모르지만) 트럭에서 아줌마가 직접 반죽해 튀겨주는 도너츠. 꼭 먹어보라고 하고 싶다! (먹는게 남는거지요 ㅎㅎ) 그 길지 않은 길마저 끝까지 갈 기력이 없어 -_- (다들 배가 고팠거든요 -ㅛ-) 밥먹으러 어디 갈까? 하다가. 죽녹원 입구에 있는 ' 죽녹원 첫집' (가게 앞에 네이버에 떴다고 현수막 광고를 한게 큰 효과가 있는 것 같음)에 가자고.. (그 와중에 정식의 구성과 가격까지 알아버린 치밀한 4인조)
우리 같이 보이는 -피곤하고, 배고프고- 사람들이 많았다. 대통밥 정식을 시키니 금방 쪼로록 반찬과 대통밥을 가져다주는데 배가 고프기도 했지만 '짜기만 하다'는 전라도 음식의 고정관념을 다시 한 번 깨주는 밥상이었다. 그 집에서 만약 대통술도 직접 담갔다면 나 혼자라도 마셨겠지만 그 쪽 동네에만 파는건지 차잎술인가.. 팔고 있길래 얌전히 밥만 먹고 나왔다.
내일 일정이 보성이라 첫 날 숙소는 보성다원 쪽에 있는 관광농원으로 잡았는데.. 1시간쯤 걸려 찾아가니 9시가 다 되었고. 주차장과 숙소가 꽤 떨어져있는데 아베마리아부터 음산한 클래식 -물론 밤이라 그랬겠지만- 이 나와 첫인상은 썩 좋지 않았다.
놀러왔으니 놀자고 고스톱을 꺼내 진미가 나와 태순을 가르쳐 주는데 도통 이게 무슨 소린지.. (벌써 치매는 아닌데 -_-) 앉아서 자고 있었나, 거꾸로 자고 있었나.. 애들이 깨우는 통에 고스톱판도 깨지고 내 덕에 다들 일찍 잤다 ㅎㅎ;;
천둥도 치고 비도 많이 온다는 전화에 집 걱정도 된 반면, 남쪽은 돌아다닐 만한 흐린 날씨여서 다행이다 싶고, 12시간 가까이 운전한 박기사에게 미안한 반면, 앞으로 3일간 즐거운 여행이 기대된 잠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