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여행의 마지막 날. (돌아오는 날은 아무곳도 안들리고 바로 올라왔으니까..) 전날 요란하게 고기를 구워먹고 쑝쑝오르는 칵테일에 심취한 것에 비하면. 꽤 일찍(?) 일어난 셈. 라면끓이고 카레와 짜장, 고추참치를 끌어들인 아쉬운 밥상. 일정대로 땅끝마을로 향했으나 숙소를 벗어나 얼마 가지 않아 막히는 도로.. 차 번호판을 보니 대부분 수도권 사람들. (거기서부터 생각했다. 땅끝마을 사람들은 막상 별 것 없는(?) 땅끝마을에 왜 오는지 궁금해할지도 모른다는..) 가기 전 눈에 확 띈 드넓은 해바라기밭!! 모두 별로 내켜하지 않았지만;; 끌고가서 사진찍고 금방 가던 길로 (너무 더웠다 T^T) 일정을 계획할 때 땅끝마을에서 보길도로 가는 배가 일찍 끊기는 것 (저녁 5시)을 생각해서 서둘러 배를 타야했기 때문에. 땅끝마을에서의 일정 (전망대가서 모노레일타기, 조각공원가서 사진찍기, 해양박물관 구경하기)은 싹 접고 배표끊기 전쟁에 동참 -ㅅ- 재빠른 진미씨 덕에 배타는 것은 어렵지 않았(으나 돌아오는 일이 아스트랄 했지 ㅋㅋ)다.
땅끝마을에서 보길도까지는 1시간정도가 걸렸다. 도중에 한두섬을 경유하는데 바닷바람은 시원하지만 끈끈하고 짰다. (잊을만 하면 다시 휴가를 가서 바닷배를 타게 되는 것 같군) 그렇게 두 시가 좀 넘어 보길도에 도착!! 배에서 차를 내려서부터 음식점 앞으로 즐비한 차들. 땅끝마을행을 타려는 차들이었는데 줄이 끝이 보이지 않아 우리는 일찍 서둘러 표를 끊자 하고, 보길도 탐색에 들어갔다.
(깜빡 잊고 있었던) 계획된 일정에 있는 세연정과 예송리해수욕장! 얼마 가지 않아 세연정이 나와 주저없이 표를 끊어 들어갔는데. 이름에서 풍기는 것처럼 '그냥' 정자였다. 버드나무잎 축축 쳐지고 수련이 둥둥 떠있는 연못 위의 정자......여야 하는데 -_- 물이 바싹 말랐다. (계곡 가고 싶어 첫 날 찾아간 용추폭포처럼) 건질만한 것(?)은 거위 3마리와 바위에서 알아볼 수 없는 자라 한 마리. 때죽나무와 동백나무들. 바로 옆에 학교로 짐작되는 건물이 있었는데 늘 그곳으로 소풍갈 것을 걱정하면서 발길을 돌렸...;;; 또 얼마가지 않아서 쉽게 찾을 수 있었던 예송리해수욕장!! 뉴스에서 본 해운대같지는 않았지만 기대만큼 맑고 파란 물이 아니어서 일단 실망. 두세걸음 들어가면 갑자기 가슴팍까지 오는 수심 ㄷㄷㄷ;;; 무릎까지만 발 담그고 만족해야 했다. (그러게 튜브를 사가자고 했잖아 T^T) 계속 가도 나오는 것은 논과 바다 뿐이어서, 우리는 그제서야 차가 즐비한 그 곳에만 음식점이 있다는 걸 깨닫고 차를 돌렸다. 두어곳을 두고 실랑이하다가 '보길도의 아침'이란 곳에서 메뉴판에 온통 적힌 '싯가'의 압박에 멍해있다가 태순의 일침으로 돔회를 시켰다. 오오. 맛있지 않은가! 뜨뜻한 맥주와 도회지에서 느낀 화려한 밑반찬은 견줄수가 없지만. 회는 싱싱하고 푸짐했다 =) 더구나 따로 육수를 낸 듯한 구수하고 시원한 매운탕 ㅠ_ㅠ.. (한 끼 잘 먹으면 반나절 엉망인 여행도 다 무마시킬 수 있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어언 5시가 되어 배를 타러 향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줄에 동참. 진미와 먼저 표를 끊으러 뛰어갔는데.. 이 무슨 어이 없는 사태가 발생. 5시 30분 배는 이미 매진. 6시 30분 배가 고장으로 선착순으로 막배인 7시 배를 탈 수 있다는 거였다. (차 안에서만 있던 사람들은 까맣게 모르는 얘기) 우리는 사태를 좀 파악하다가, 주차장에 들어가는 순서대로 끊어주는 번호표(?)가 없으면 집에 갈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차 안에서 아이스크림을 쭉쭉 빨았다. 거의 한 시간이 흘러 매표소에 우리 차가 닿고. 번호표를 받을 수 있었다!! (그게 마지막에서 10번째에 해당한거였다) 밀짚모자 아저씨가 번호표를 다 끊기 전에 싸움이 나고 경찰이 오고, 아수라장이 됐다. 일개 무리 -_-를 설명하고 달래서 보내면 또 다른 떼거지가 나타나고. 배를 타기 전까지 그 광경은 계속 됐다. 5분만 늦었어도 발이 묶인 우리도 저랬겠지 하면서 안도를 했는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T^T) 7시에 배가 와서 차와 사람들을 싣고 30분 후 쯤 땅끝마을로 향했다. 어서 가서 장을 봐서 푸짐히 저녁을 차려 먹자.. 하고 잠을 자다가 일어나 보니. 앞이 보이질 않았다 -____________- 이게 무슨 일인가. 꿈을 꾸나 싶었더니 많은 사람들이 배 위 아래에서 앞쪽을 보며 소리 질러댔다. 안개 때문에 배가 거의 다 도착했는데 뱃머리를 대지 못하고 있었던 것.. 선장이 수신호를 하라고 방송하고 손전등으로 휘젓는데 난 도통 (저렇게 하면 알아듣나 싶게) 알 수가 없었다. 배 옆 쪽을 보니 부표(?)처럼 둥둥 뜨게 생긴게 매달려 있고 이 배가 가라앉을까 싶어 수영하는 법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30분쯤을 그러다 경찰차와 다른 불빛들이 동원되 잘 내릴 수 있었다 -ㅁ- 배를 몇 번 안타보긴 했지만 바다에만 안개가 그렇게 낀 건 처음봤다 (정말 1M 밖은 하나도 보이지 않아 장님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T^T) 마을로 가니 언제 그랬냐는 듯 바닷가엔 사람들이 많고 폭죽도 터지고.. 우리는 다 지쳐서 저녁은 무슨 저녁, 이 시각에 무슨 장을 보냐고 있는거 대충 먹자 -_- 해서 (그래도 아침까지 먹을게 없었;;) 길거리 수퍼에서 라면과 얼음을 사갔다.
끈끈함을 씻어버리고 보글보글 끓여먹는 라면은 정말 맛있었... +ㅅ+ 내일은 부디 무사하게 해주세요.. 하고 마지막 날인 만큼~ 남은 술을 다 먹고 잤다 ㅎㅎㅎ 참 잘했어요~~ ★★★★★
(날짜 순서를 거꾸로 포스팅하다 보니 실상 이게 마지막 포스팅;; 그래도 다들 즐거운 여행이었다고 한다. 물론 나도 _-_)